로스앤젤레스 여행정보

해 질 녘 그리피스 천문대 테라스 난간에 기대면 왼쪽 산등성이에 하얀 HOLLYWOOD 글자가 걸려 있고, 발아래로는 끝이 안 보이는 바둑판 시가지가 주황빛 안개 속으로 이어진다. 저 멀리 다운타운 빌딩 몇 채만 삐죽 솟아 있다. 해가 바다 쪽으로 넘어가면 그 바둑판을 따라 가로등이 줄줄이 켜지는데, 그걸 보고 있으면 이 도시가 왜 차 없이는 힘든지 단번에 알게 된다. 그냥 너무 넓다.

동네마다 딴 나라다. 할리우드 대로에선 보도블록에 박힌 별 옆에 쪼그려 앉아 사진을 찍고, 차로 한 시간쯤 서쪽 산타모니카에선 부두 끝 관람차 아래로 서퍼들이 파도를 기다린다. 베니스 해변 스케이트 공원에서 보드 바퀴가 콘크리트를 긁는 소리, 비벌리힐스 로데오 드라이브의 조용한 쇼윈도, 그리고 윌셔 대로를 따라 한글 간판이 끝없이 이어지는 코리아타운.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이라 순두부와 갈비는 서울만큼 흔하다.

밥은 길에서 먹을 때 제일 맛있다. 주차장 한쪽 타코 트럭에서 손바닥만 한 옥수수 토르티야에 구운 고기를 얹어 주고, 인앤아웃 드라이브스루엔 밤늦게까지 차가 줄을 선다. 인천에서 열한 시간이면 닿지만, 내리면 렌터카 열쇠부터 챙기자. 이 도시의 진짜 시간표는 고속도로 정체가 짠다.

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(LAX)